아마존 소설, ‘이것’ 모르면 절대 안 팔립니다

미국 독자는 당신의 이름에 관심이 없다: ‘장르’보다 무서운 ‘Trope’의 세계

한국에서 소설 좀 썼다, 등단했다, 이런 이력은 미국 시장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미국 독자들은 당신이 누군지 모릅니다. 관심도 없고요.

그럼 그들은 뭘 보고 책을 살까요? 표지? 제목? 물론 중요하죠. 하지만 진짜 구매 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건 따로 있습니다.

바로 ‘트로프(Trope)’입니다.

이걸 모르면 아마존 출판은 맨땅에 헤딩이나 다름없습니다. 오늘은 한국 작가들에겐 좀 낯설지만, 아마존에서는 법처럼 통하는 트로프의 세계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트로프(Trope)가 도대체 뭔가

사전 찾아보면 ‘비유’, ‘수사’라고 나오는데 소설판에선 의미가 다릅니다. 쉽게 말해 ‘독자가 장르 소설에서 기대하는 특정한 설정이나 전개 방식’을 말합니다.

“어 그거 클리셰(Cliché) 아니야?”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클리셰가 ‘너무 써먹어서 지루하고 뻔한 것’이라는 부정적 뉘앙스라면, 트로프는 ‘내가 이 맛을 보려고 이 책을 샀지’ 하는 긍정적인 약속에 가깝습니다.

김치찌개 집을 갔다고 칩시다. 우리는 기대하는 맛이 있습니다. 얼큰한 국물, 푹 익은 김치, 돼지고기 몇 점. 이게 트로프입니다. 근데 “난 남들과 다르게 할 거야”라며 초콜릿을 넣으면? 그건 혁신이 아니라 망하는 지름길이죠.

독자는 익숙한 맛(Trope) 위에 작가만의 새로운 조미료(Style)가 뿌려지길 원합니다.

아마존 베스트셀러들이 트로프 범벅인 이유

아마존 킨들 차트를 한번 훑어보세요. 잘 팔리는 책 소개글(Blurb)을 보면 대놓고 트로프를 강조합니다.

“Enemies to Lovers (원수에서 연인으로)”

“Fake Dating (가짜 연애)”

“Who did it (범인 찾기)”

이유는 단순합니다.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이면서 동시에 거대한 검색 엔진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독자들은 “재미있는 로맨스 소설”이라고 검색하지 않습니다. “Grumpy x Sunshine Romance(까칠남과 햇살녀 로맨스)”라고 검색합니다. 아주 구체적이죠.

내 소설에 트로프가 명확하지 않다면? 검색 결과에 안 뜹니다. 노출이 안 되니 클릭도 없고, 당연히 매출은 0원입니다.

트로프를 무시하면 왜 실패하는가

한국의 소설 작가님들이 아마존에 책을 낼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이겁니다.

“내 작품은 로맨스이긴 한데, 스릴러도 좀 있고, 인간의 실존적 고뇌를 다루며…”

이러면 아마존 알고리즘은 혼란에 빠집니다. 이걸 로맨스 독자한테 보여줘야 할지, 철학 책 보는 사람한테 보여줘야 할지 모르는 거죠. 결국 아무한테도 안 보여줍니다.

상업 소설, 특히 아마존 시장에서 모호함은 죄악입니다.

“이 책은 A라는 트로프와 B라는 트로프를 섞은 이야기야.”라고 한 줄로 정의가 안 되면, 독자는 지갑을 열지 않습니다. 내 글이 구려서가 아닙니다. 그들이 원하는 ‘약속된 즐거움’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트로프가 특히 중요한 장르와 예시

모든 소설이 다 그렇진 않지만, 돈이 되는 장르일수록 트로프 의존도가 높습니다. 로맨스, 스릴러, 판타지가 대표적입니다.

각 장르별로 미국 독자들이 환장하는, 아니 없어서 못 읽는 대표 트로프 5개씩만 추려봤습니다.

1. 로맨스 (Romance)

로맨스는 트로프 장사가 9할입니다.

  • Enemies to Lovers (원수에서 연인으로): 서로 죽일 듯이 미워하다가 눈 맞는 이야기. 싸우면서 정드는 그 텐션을 독자들은 사랑합니다.
  • Fake Dating (가짜 연애): 유산 상속이나 전 애인 질투 유발을 위해 계약 연애를 하다 진짜 사랑에 빠지는 설정.
  • Grumpy x Sunshine (까칠남 & 햇살녀): 세상 부정적이고 무뚝뚝한 남자와 세상 긍정적인 여자의 조합. 반대도 가능합니다.
  • Second Chance (재회물): 오해로 헤어졌던 연인이 몇 년 뒤 다시 만나 사랑을 확인하는 이야기.
  • Billionaire (억만장자): 남주는 무조건 돈이 많아야 합니다. 헬기 정도는 타줘야죠.

2. 스릴러/미스터리 (Thriller/Mystery)

여기는 ‘긴장감’을 만드는 도구들이 트로프가 됩니다.

  • The Unreliable Narrator (믿을 수 없는 화자): 서술자가 범인이거나, 미쳤거나, 기억상실증입니다. 독자 뒤통수치기 딱 좋습니다.
  • The Ticking Clock (시간 제한): “24시간 안에 폭탄을 못 찾으면 도시가 날아간다.” 긴박감을 강제로 주입합니다.
  • The Isolated Setting (고립된 공간): 눈보라 치는 산장, 통신 끊긴 섬. 범인은 이 안에 있고 도망칠 곳은 없습니다.
  • The Twist (반전):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소름!” 돋게 만드는 결말. 스릴러의 필수 덕목이죠.
  • Amateur Sleuth (아마추어 탐정): 경찰도 아닌 평범한 주부나 제빵사가 살인 사건을 해결합니다.

3. 판타지 (Fantasy)

판타지는 세계관 설정과 주인공의 성장에 트로프가 집중됩니다.

  • The Chosen One (선택받은 자): 평범한 시골 소년인 줄 알았는데 세상을 구할 유일한 영웅이랍니다. 고전이지만 여전히 먹힙니다.
  • Magic School (마법 학교): 해리포터가 만든 거대 트로프죠. 학교라는 익숙한 공간에 마법을 섞습니다.
  • Found Family (유사 가족): 피는 안 섞였지만 모험을 통해 가족보다 더 끈끈해지는 동료들.
  • The Dark Lord (암흑의 군주): 설명이 필요 없는 절대 악. 무찌러 가야죠.
  • The Quest (여정): 물건 하나 찾으려고, 혹은 없애려고 먼 길 떠나는 이야기.

챗GPT로 ‘팔리는’ 개요 짜기

이 많은 트로프를 언제 다 공부해서 쓰냐고요? 그래서 우리에겐 AI가 있습니다. 챗GPT는 이 트로프 조합을 기가 막히게 잘합니다.

맨땅에 헤딩 하듯 “소설 써줘” 하지 마세요. 이렇게 주문해 보세요.

“로맨스 소설을 쓸 건데, ‘Enemies to Lovers’랑 ‘Fake Dating’ 트로프를 섞어서 시놉시스 3개만 짜줘. 배경은 현대 뉴욕 출판계로 해줘.”

그러면 AI가 아주 전형적이지만, 그래서 잘 팔릴법한 구조를 딱 잡아줍니다. 작가는 거기에 살만 붙이면 됩니다. 트로프를 섞는 것만으로도 이야기의 뼈대가 튼튼해지거든요.

결론: 예술은 나중에, 일단은 팔려야 한다

“나는 내가 원하는 문학 소설을 쓰겠다”고 고집하신다면 말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마존에서 수익을 내고 싶다면, 내 이름 석 자보다 ‘트로프’를 먼저 앞세워야 합니다.

미국 독자들은 모험을 싫어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맛이 보장된 식당을 찾습니다. 그 메뉴판에 적힌 메뉴 이름이 바로 트로프입니다.

정확한 트로프를 골라, 맛깔나게 요리해서 내놓으세요. 독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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