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는 법: 초보자를 위한 책 쓰기 시작 가이드

책쓰기 2026. 06. 16

글솜씨가 없어도 됩니다. 막히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있는데, 시작을 못 하고 있다면 이유는 대부분 하나입니다.

“내가 쓴 게 별로면 어떡하지?”

이 두려움이 첫 문장을 막습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해결하려고 글쓰기 기술을 더 공부하고, 유명 작가의 글을 더 읽고, 준비가 더 되면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준비가 다 됐다는 느낌은 오지 않습니다.

영어권 작가 커뮤니티에서 최근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인사이트가 있습니다. 책을 끝까지 쓰지 못하는 이유는 글솜씨가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마인드셋, 프로세스, 크래프트.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해야 책이 완성됩니다. 대부분의 초보 작가는 크래프트(글쓰기 기술)에만 집중하다가 나머지 둘을 놓칩니다.

이 글은 그 세 가지를 순서대로 다룹니다.

책 쓰기 전에 먼저 해결해야 할 것: 마인드셋

책 쓰는 법을 검색하면 대부분의 가이드가 “목차를 먼저 만들어라”, “매일 써라” 같은 조언을 줍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전에 해결해야 할 게 있습니다.

완벽한 초안을 쓰려는 생각을 버리는 것입니다.

초안은 원래 나쁩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들도 1차 초안은 엉망입니다. 헤밍웨이는 “모든 초안은 쓰레기다”라고 했습니다. 초안의 목적은 훌륭한 문장을 만드는 게 아니라, 고칠 수 있는 재료를 만드는 것입니다.

영어권에서 ‘Discovery Draft(디스커버리 드래프트)’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쓰면서 내용을 발견하는 초안입니다. 어디로 갈지 몰라도 일단 쓰고, 쓰다 보면 방향이 보인다는 접근입니다. 실용서와 에세이 작가들이 이 방식으로 초안을 완성합니다.

완벽주의는 글쓰기 실력 문제가 아닙니다. 초안을 쓰다 멈추는 사람의 대부분은 글을 못 쓰는 게 아니라, 완벽하지 않은 문장을 남겨두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것입니다.

해법은 간단합니다. 초안을 쓰는 동안에는 뒤로 돌아가지 않는 것입니다. 앞으로만 씁니다. 퇴고는 초안이 끝난 다음입니다.

책 쓰는 법 1단계: 쓸 책의 유형을 먼저 정하세요

시작 전에 자신이 쓰려는 책의 유형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유형에 따라 구조, 분량,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실용서 / 자기계발서

자신의 경험이나 전문성을 바탕으로 독자에게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구조가 명확하고, 목차를 먼저 잡은 다음 채워나가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초보 작가에게 가장 쓰기 쉬운 유형입니다.

에세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책입니다. 정해진 구조가 없어서 자유롭지만, 그래서 방향을 잡기 어렵습니다. 브런치나 블로그에 글을 써온 분들이 자연스럽게 가는 방향입니다.

두 유형 모두 다음 단계는 동일합니다.

책 쓰는 법 2단계: 독자를 먼저 정하세요

책 쓰기를 시작하는 가장 흔한 실수는 주제를 먼저 정하는 것입니다. 주제보다 독자가 먼저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독자가 달라지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한 문장으로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답하기 어렵다면 독자 설정이 아직 덜 된 것입니다.

독자가 구체적일수록 책이 쉽게 써집니다. “직장인을 위한 재테크 책”이 아니라 “월급 300만 원으로 5년 안에 내 집 마련을 목표로 하는 30대 직장인을 위한 책”처럼 좁힐수록, 어떤 내용을 넣고 빼야 하는지가 명확해집니다.

독자 설정이 끝나면 이 두 가지를 답하세요.

  • 이 독자는 지금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가?
  •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는가?

책 쓰는 법 3단계: 목차를 먼저 완성하세요

목차는 책의 설계도입니다. 목차 없이 원고를 쓰기 시작하면 절반쯤에서 막힙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게 됩니다.

목차 만드는 실전 방법:

포스트잇이나 메모 앱을 열고, 독자가 이 책을 읽고 나서 알아야 할 것들을 생각나는 대로 적습니다. 20개든 30개든 일단 다 꺼냅니다. 순서는 상관없습니다.

그다음, 비슷한 것끼리 묶습니다. 묶인 덩어리 하나가 챕터가 됩니다. 챕터가 5개에서 10개 사이가 되면 적당합니다.

마지막으로, 챕터의 순서를 독자의 여정에 맞게 배열합니다. 독자가 모르는 상태에서 아는 상태로,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 해결된 상태로 흐르도록 배치합니다.

목차가 완성되면 원고의 70~80%는 끝난 것입니다. 각 항목 아래에 내용을 채워 넣기만 하면 됩니다.

책 쓰는 법 4단계: 일단 끝까지 써야 합니다

목차가 완성됐으면, 이제 쓰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막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첫 챕터가 마음에 안 들어서 계속 고치고 있어요.”

이게 가장 흔한 함정입니다. 1챕터를 완벽하게 만들고 2챕터로 넘어가려는 것은 집의 1층만 무한히 리모델링하고 2층은 짓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초안 단계에서 지켜야 할 규칙은 하나입니다. 앞으로만 씁니다. 어제 쓴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오늘은 다음 챕터를 씁니다. 전체 초안이 끝난 다음에 처음부터 퇴고합니다.

분량 목표보다 시간 목표가 효과적입니다.

“오늘 2,000자 써야지”보다 “오늘 45분 동안 쓴다”가 지속하기 쉽습니다. 분량 목표는 막히는 날에 좌절감을 주지만, 시간 목표는 컨디션에 상관없이 지킬 수 있습니다. 45분 동안 앉아서 썼다면, 500자밖에 안 써도 오늘의 목표는 달성한 것입니다.

책 쓰는 법 5단계: 퇴고는 초안과 완전히 다른 작업입니다

초안을 끝냈다면, 최소 3일은 그 파일을 열지 마세요. 거리를 두어야 객관적인 시각이 생깁니다.

퇴고는 두 단계로 나눕니다.

1차 퇴고: 구조 점검

챕터 순서가 맞는지, 빠진 내용은 없는지, 반복되는 내용은 없는지를 봅니다. 문장은 아직 보지 않습니다. 큰 그림을 먼저 고칩니다.

2차 퇴고: 문장 다듬기

문장 하나하나를 봅니다. 긴 문장은 짧게 나눕니다. 독자가 처음 읽어도 바로 이해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봅니다.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어색하게 들리는 문장은 반드시 어색합니다.

책 쓰기, 얼마나 걸리나요

현실적인 기준입니다.

단계 소요 기간
독자·주제 설정 1~3일
목차 완성 3~7일
초안 완성 4주~8주
1차 퇴고 (구조) 1주
2차 퇴고 (문장) 1~2주
베타리더 피드백 1~2주
최종 교정 3~5일
총합 약 2~4개월

가장 긴 구간은 초안입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포기하는 구간도 초안입니다. 하루 45분, 주 5일만 지켜도 8주 안에 초안을 끝낼 수 있습니다.

책 쓰다가 막혔을 때: 유형별 해법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 목차로 돌아가세요. 지금 쓰는 챕터의 소제목을 보고, 그 소제목 하나에만 집중합니다. 챕터 전체를 한 번에 쓰려고 하지 마세요.

“쓸 내용이 없어요”

→ 독자가 이 챕터를 읽고 나서 무엇을 알게 되는지를 먼저 씁니다. 결론을 먼저 쓰고, 거기에 도달하는 근거와 예시를 채웁니다.

“내가 쓴 게 너무 별로인 것 같아요”

→ 지금은 그래도 됩니다. 초안은 원래 별로입니다. 별로인 초안이 있어야 퇴고가 가능합니다. 빈 파일은 퇴고할 수 없습니다.

“중간에 방향이 바뀌었어요”

→ 지금까지 쓴 내용을 버리지 마세요. 새 방향으로 일단 끝까지 쓴 다음, 퇴고 단계에서 처음 부분을 맞춰 수정합니다.

글솜씨가 없어도 책을 쓸 수 있습니다

책 쓰는 법을 배우는 것과 책을 실제로 쓰는 것은 다릅니다.

“언젠가 책을 써야지”라는 생각이 몇 년째 생각으로만 머물고 있다면, 더 많이 공부해서가 아니라 지금 당장 목차를 만들기 시작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입니다.

글솜씨는 쓰면서 늘어납니다. 책 한 권을 끝내는 것이 글쓰기 강의 100시간보다 실력을 더 빠르게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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