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출판 100문 100답차례
5부. 원고와 번역

질문 53

해외 독자에게 낯선 한국 이야기는 빼야 하나요?

한국 이야기라는 이유만으로 빼거나 살릴 일은 아닙니다. 해외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지, 책의 주제에 필요한 내용인지를 보고 고치거나 빼거나 설명을 더해 살립니다.

원고를 해외 독자에 맞게 손본다고 하면 한국적인 내용을 모두 걷어 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이 있고, 반대로 한국 작가의 책이니 한국 이야기가 많을수록 좋다고 여기는 분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국 이야기냐 아니냐가 아니라, 해외 독자가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 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되느냐는 것입니다.

직장 생활을 다룬 책에 회식 자리를 일찍 빠져나오는 요령을 적은 대목이 있다고 해 봅시다. 회식이 무엇이고 왜 빠지기 어려운지를 모르는 독자에게는 설명 없이 읽히지 않는 내용입니다. 한국의 직장 문화를 소개하는 책이라면 두어 줄 설명을 붙여 살릴 수 있습니다. 반면 직장에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을 알려 주는 실용서라면 해외 독자에게 더 익숙한 사례로 바꾸거나 아예 덜어 내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그 책이 독자에게 무엇을 전하려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어느 대목을 고쳐야 할지 혼자 가려내기 막막하다면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어 원고를 AI에게 주고, 미국이나 영국처럼 내가 독자로 생각하는 나라의 사람들이 읽을 때 이해하기 어렵거나 어색한 부분을 찾아 달라고 하십시오. 그런 다음 그 대목을 설명해서 살릴지, 다른 사례로 바꿀지, 빼는 것이 나을지도 물어봅니다. 영어를 몰라도 한국어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다만 AI가 낯설다고 지적한 내용이 오히려 책의 매력일 수도 있습니다. AI의 의견을 참고하되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버릴지는 작가가 결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