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9
한국에서도 책이 안 팔리는데 해외에 내야 할 이유가 있나요?
한국에서 안 팔린 이유가 읽을 사람이 적어서였다면 아마존에 책을 낼 이유가 됩니다. 한국에는 독자가 적어도 해외에는 그 주제에 관심 있는 독자가 많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도 안 팔리는데 해외에서 책이 팔리겠느냐는 걱정은, 책이 왜 안 팔렸는지를 둘로 갈라 보면 답이 나옵니다. 글이나 책의 만듦새가 독자의 기대에 못 미쳤을 수도 있고, 그 주제에 관심을 둘 사람이 한국에 워낙 적었을 수도 있습니다. 전자가 이유라면 아마존에 출판한다고 다른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후자라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한국은 좁은 시장입니다. 한국어로 책을 읽는 사람 가운데 내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만 내 독자가 됩니다. 옛 필름 카메라를 고치는 법을 쓴 책이 있다고 해 봅시다. 한국에서 이 책을 사 볼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은 미국에도, 영국에도, 독일에도, 호주에도 있습니다. 영어로 옮겨 아마존에 올리면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같은 주제의 책을 검색하다가 내 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에서 이런 책을 누가 읽을까” 싶은 책일수록 오히려 해외에 내 볼 만하다고 말씀드립니다. 물론 해외에도 그 책을 찾는 독자가 있는지는 살펴봐야 합니다.
조건이 붙습니다. 아마존은 출판할 수 있는 언어를 정해 두었는데, 2026년 10월 기준으로 그 목록에는 한국어가 없습니다. 영어권 독자에게 책을 팔려면 한국어 원고를 영어로 옮겨야 합니다. 번역과 표지에는 돈과 시간이 들어가고, 올려 두기만 하면 저절로 팔리는 것도 아닙니다. 해외 출판은 품질이 낮아서 안 팔리는 책을 살리는 처방이 아니라, 잘 쓰였지만 국내에서 충분한 독자를 만나기 어려웠던 책에 더 넓은 시장을 열어 주는 방법입니다.
내가 쓴 책을 읽어 줄 독자가 해외에 더 많을 것 같다면 아마존에 내 볼 이유가 충분합니다.